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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

제주 사회복지인과 책 나눔 진행하다

얼마전 사회복지 관련 책 나눔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처음 시작은 이렇습니다. 

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 이명묵 관장님이 대표로 계신 세밧사(세상을바꾸는사회복지사) 촛불집회에 우리 사사모(사회사업의가치를실천하는사람들의모임) 고한철 형님이 참가하게 됐는데, 뒷풀이 자리에서 서울에서 진행한 '사회복지 도서 나눔 행사'를 제주에서도 열어보는 것 어떠냐는 제안을 받아 진행하게 된거죠. 


인간과복지 출판사에서 발간한 책 200여 권은 물론 대표님께서 직접 내려오셔서 책 나눔 진행 및 강의까지 자비량으로 해주신다고 하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지만 사사모는 초기 멤버이자 사비를 털고, 몸빵을 자처한 7명의 만장일치에 의해 진행하는데요, 워낙 좋은 일인지라 큰 반대없이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답니다. 


문제는 이걸 어떻게 알리고 참여를 유도하느냐였습니다. 

사사모에 대해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기는 하나 페이스북을 통해서만 홍보하고 있기에 페이스북을 활용하지 않는 분들에게까지 알리는건 많은 어려움이 따를듯 싶었습니다. 

물론 사사모 식구들과 관계돼있는 지인들만 불러모아 행사를 진행해도 보내주신 책들은 어떻게 소화가 가능하겠지만 '사회복지사들이 양질의 책을 읽음으로써 의식을 향상시키고, 세상에 기여하길 바란다'는 행사 취지에는 맞지 않을 듯 해 고민을 하다 예전처럼 제주 사회복지계를 대표하는 제주사회복지사협회와 제주사회복지협의회와 공동으로 진행해보는 것은 어떨까 내부 의견을 모으게 됐습니다. 


책 나눔 행사를 공동 주관한 제주사회복지사협회, 제주사회복지협의회 직원분들과 사사모와 함께 기념사진



사실 두 단체가 워낙 큰 일을 많이 하는데다, 업무 진행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세 단체가 함께 뭔가 도모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미 일전의 행사를 치르며 쉽지 않구나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바 있었기에 주저함도 있었지만 '함께하는 정신'을 만들어 가는 길에 사사모가 작은 다리 역할이 된다면 그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싶어 과감히 함께하기를 청했습니다. 


혹시나 난색을 표하시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아주 흔쾌히 동의해주셔서 순조로운 출발! 

간단한 기획안을 짜고 단위별 업무분장을 하고, 드디어 7월 9일 행사시작! 장마로 인한 폭우가 예보돼 있었지만 무사히 내려오시고,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고, 강의 듣고 책 갖고 가셔서 잘 치렀답니다. 


사회복지 책 나눔 행사 웹자보. 구글 설문지를 활용해 신청자를 접수받은 덕에 팩스 보내고 받은걸 취합해 정리하는 번거로움을 해결했다


http://goo.gl/forms/TOy7u8n0dYeXRbtE3


일을 하다보면 함께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업으로 하는 일이니 성과도 내야 할거고, 다른데 투여해야 할 에너지를 조정하고 컨폼받고 진행하는 게 시간도 많이 걸리고, 번거롭기도 하고, 힘도 많이 드는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만남을 통해 서로의 조직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하고, 번거로움을 넘어서기 시작하면 그 긍정의 에너지들은 사협회와 협의회를 찾는 회원들이게 돌아가고, 그들이 뭔가 새로운 것들을 도모해보는 선순환 구조로 돌아가지 않을까, 작은 바람이 있었는데 결과적으론 조금 더 한발 다가선 느낌이라고 할까요. 


사협회에서 회비를 낸 회원 모두에게 문자로 행사를 소개해주셨고, 협의회에서 무료로 강당을 빌려주시고 세팅을 도와주셨습니다. 

특히 사협회에서 과일간식을 준비해주셨는데 아침부터 정성스럽게 과일을 자르고 컵에 넣은 성의가 대단 대단, 오신 분들 전부 감동했죠. 


한시간 반 넘도록 '사회복지사의 사회적 글쓰기' 강의해주신 세밧사 이명묵 대표님께도 고맙고, 제주에서 책 나눔 행사를 진행한다고 하니 흔쾌히 책을 내어주신 광주대학교 이용교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돈 버는 일도, 명예로운 일도 아니고, 번거로움과 수고로움 가득 한 일에 늘 불평없이 함께 해주는 사사모 분들, 특히 고한철, 강영진, 오동철, 오창성, 정부옥, 조용재 몸빵님들 늘 감사합니다.  


아래는 이날 진행한 '사회복지사의 사회적 글쓰기' 영상입니다. 



  



서울촌놈 제주살이/초보농부이야기

제주 감귤 밭에서 일하다 말고 더덕캐러간 사연

제주 내려온 지 얼마 안됐을 때 감귤농사를 많이 짓는 서귀포 지역을 여행 다니다 대낮부터 막걸리 한잔에 얼굴 불콰해진 어르신들을 보며 혀를 찬 적이 있다.

그때만 해도 제주 남성은 한량이고, 여성들이 부지런해 가족들을 먹여 살린다는 속설을 믿던 터라 낮서부터 막걸리에 취해있는 모습이 그렇게 한심해보일 수가 없었다.

그게 오해였다는 것을 밭에서 일 하게 되며 알게 됐고, 정말 창피했고 죄송스러웠다.

 

햇볕이 내리쬐는 낮 시간에 밭에서 일하는건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밭에 나와 일하다가 내가 그들을 목격한 점심나절엔 이미 하루에 해야 할 일 대부분을 마무리하고 쉬는 중이었건만 나는 한 단면만 보고 오해를 해버린거지.

 

유난히 아침잠이 많은 나이지만 밭에 가야할 일이 있으면 어떻게해서든 일찍 나가보려고 한다. 낮에 일하는 게 얼마나 힘든 줄 겪어봤기에.

 

무수천 지류. 군데 군데 물이 고여있는 곳이 있다. 신비감 짱!!!




이날도 밭을 빌려준 태권 형님이랑 열심히(?) 창고도 짓고 덩굴도 끊어주고 일을 하다가 한낮이 되니 일하기가 실퍼졌다.

둘다 쉬면서 페이스북을 보고 있는데 친구 하나는 더덕밭에서 일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더덕이나 캐러 가기로 결심!

 

때맞춰 와준 와이프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무수천 줄기를 따라 올라가서는 하천 안에 들어가 더덕찾기 삼매경’, 내 눈엔 더덕인지 풀인지 구분도 안가고, 향이 난다고는 하는데 이게 무슨 향인지 도통 모르겠는데 형님은 기가 막히게 찾아낸다.


하천 건너편에서 '매의 눈'으로 더덕을 포착, 캐고있는 태권 형님 모습





꿩 독새기(알). 보통 꿩은 사람 인기척이 나면 바로 도망가는데 바로 옆에 올때까지 숨어있다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알을 품고 있었나 생각했는데 역시나였다.





제주의 하천은 기본적으로 건천이다. 평상시에는 말라있다 비가 오면 물이 차는 형태인데, 이곳 하천 바닥에 풀들이 별로 없는 것을 보니 물흐름이 잘 이뤄지고 있는가보다





하천 속에서 만난 산수국


 

아쉽게도 바위 틈 사이에 숨어있어 많은 양은 못캐고, 저녁 식사 겸 음주때 영양식으로 먹는걸로~

 

오늘도 신기한 경험 하나 추가했다.

나 더덕캐는 남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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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잘보고가용

서울촌놈 제주살이/초보농부이야기

제초제 안뿌린 제주 감귤 밭은 검질과의 전쟁 중

많은 비가 예보됐던 지난 주말, 비가 올 듯 말 듯 하면서 햇빛 쨍쨍한 날을 맞아 아침 일찍부터 예초를 시작했습니다.

 

예초기라는 기계를 처음 본게 군대였듯 해요. 저처럼 실력도, 힘도 없는 땅개들은 이빨이 닳아 없어진 낫 하나 들고 산언저리를 낑낑거리며 깎고 있노라면, 시골출신 고참들이 예초기를 메고 시원스럽게 풀을 깎아 내리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허나 칼날이 튀고, 예초기 반대편에 서있다 봉변당하는 모습들을 하도 많이 봐서인지 엄청 공포스러운 물건으로 각인됐죠.

 

제주에 와 밭에서 일을 하려고 보니 예초기 사용은 트럭 운전과 더불어 필수 중 하나더군요.

저 무서운걸 내가 어떻게 쓰나겁내며 사용한지도 벌써 2년 여. 능숙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예초기 들고 깎는 게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시원스레 풀이 깎여진 귤밭 모습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감귤밭은 장마철이 되면 귤밭인지 풀밭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만큼 엄청난 속도로 풀이 자라나요

전업 농부가 아닌지라 오른쪽 먼저 깎고 다음날 왼쪽을 깎으려고 보면 오른쪽도 비슷한 속도로 자라나는걸 보며 놀라운 생명력에 감탄(?)하곤 합니다.

 

한 달 여 전에 감귤나무를 타고 다니는 덩굴들을 다 제거했건만 예초하면서 보니 엄청나게 자랐더군요

주말에만 일을 하려고 보니 시간이 부족해 새벽에 일어나 출근 전 일을 해야겠다 싶습니다.

 

다음 주면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온다고 합니다.

짓다 만 창고도 마저 지어야 하고, 창궐할 벌레를 잡기 위해 벌레약도 살포해야 하고 할 건 많은데 체력이 안 따라 주고... .

 

쑥쑥 자라나는 감귤



콩알만했던 감귤이 이젠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습니다.

올해는 청귤을 팔아볼까 생각 중인데 어떨는지 모르겠네요.

내가 힘들이고 관심 가져주는 것만큼 잘 자라는 게 농사이기도 하지만 사람의 뜻대로 되지 않는 게 농사이니 장담이나 과신없이 부지런한 마음으로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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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지네요 화이팅입니다

여행놀이/제주 생태관광

평대부터 곽지까지...푸른빛 쏟아지는 제주 바다 나들이



'제주'하면 마냥 파랗고 아름다운 하늘을 떠오르시는 분들 많은데 의외로 그렇지 않아요. 

서울하늘처럼 뿌연 하늘은 아니지만 안개도 많이끼고 비 바람도 많은 지역인지라 파란 하늘 볼 수 있는 날이 그리 많지 않아요.  


지난주엔 장마에 태풍이라고 해 얼마나 우울할까 싶었는데 왠걸 가을하늘처럼 깊고 푸르고 아름다웠어요. 

언제 또 이런 하늘을 만날 수 있을까 싶어 제주 동쪽 평대 해수욕장을 시작으로 서쪽 금능 해수욕장까지 담아봤습니다. 




여행놀이/제주 생태관광

제주시 구엄리 소금빌레



돌 위에서 만드는 소금밭 보신 적 있으신가요? 


제주시 서쪽 16km지점, 해안도로를 따라 가다보면 아름다운 바닷길이 나오는데요, 이 초입에 구엄리가 있습니다. 


이 구엄리는 땅과 바다, 암반 위 빌레(평평한 암석)에도 밭이 있는 독특한 지역입니다. 


안내문에 따르면 삼별초가 애월읍 고성리 항파두리에 주둔할 당시 토성을 쌓으면서 주민들을 동원했다는 문헌에 의해 고려 원종 12년에 설촌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네요.  


구엄의 옛 이름은 ‘엄쟁이’, ‘옛엄쟁이’라고 불리었고, 탐라순력도 등 옛 고지도에는 ‘엄장포’, ‘엄장’으로 표기돼 있다고 합니다. 

 

 조선 명종 14년(1559년) 강려 목사가 바닷물로 햇볓을 이용해 소금을 제조하는 방법을 가르치면서 소금생산을 시작해 생업을 터전이 됐다고 합니다.  


포구 서쪽 ‘쉐머리코지’서부터 애월읍 중엄리의 ‘옷여’까지의 평평안 암반에서 염전이 이뤄졌으며, 마을 주민은 이를 ‘소금빌레’라 불렀답니다. 

자체 소금 생산이 어려운 제주에서도 임금에게 진상할 정도로 좋은 소금을 생산해오다 1950년대를 전후로 해 육지부에서 값싼 소금이 들어오면서 명맥이 끊겼고, 지금의 모습은 2009년 마을주민이 돌 염전을 복원해 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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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보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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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맙습니다 ^^

서울촌놈 제주살이/초보농부이야기

제주 감귤농사의 천적, 응애와 깍지벌래 때문에 기계유제를 뿌리다


5월 7일. 오늘은 감귤나무에 기계유제라는 약을 뿌렸다. 

일반적인 감귤 밭에 가보면 나무 밑엔 잡초하나 없이 맨들맨들 하고 나무엔 벌레들이 없다.  

상(上)품의 과일을 만들기 위해 농부들은 많은 노력들을 하는데 그중 농약치는 일을 빼놓을 수 없다. 한달에 한번꼴로 농약을 쳐 과수에 붙은 각종 벌레들을 잡고, 바닥의 잡풀들이 감귤나무로 가는 영양분을 빼앗아 먹는다는 이유로 제초제를 뿌리는데 우리 밭은 유기농까진 아니지만 최소한의 약만 치는 저농약 농법을 고집하고 있다. 


유기농이나 저농약 감귤 대부분은 귤 표면에 거뭇거뭇한 게 붙어 있거나 하얗게 변하면서 딱딱해진 과육들을 볼 수 있는데 요게 깍지벌레와 응애벌래 때문이라고. 

왁스까지 칠한 예쁜(?)과육만을 좋아하는 소비자들 눈에는 못 먹는 과육으로 치부하기 때문에 상품가치가 떨어져 문제이기도 하지만 나무를 말라죽게 하기 때문에 5월이면 감귤밭에 기계유지를 뿌린다고. 


이 기계유제는 일종의 기름덩어리다. 이걸 감귤나무에 뿌려주면 기름성분이 해충의 몸에 도포돼 숨을 못 쉬어 죽게 만든 약이라고. 


기계유제를 이렇게 담아주시고




커다란 말통에 물농도에 맞게 넣어준 후 기계로 계속 휘저어주면 분무작업 준비완료!



일단 말통에 물을 받고 약을 넣은 후 모터로 휘젓기를 시작하면서 일 시작! 

2천500평 되는 밭에 약을 치려고 보니 말통 3통이 들어간다. 둘이서 아침 7시반부터 시작해 마무리 하니 오후 3시가 다됐다. 

나야 줄만 잡고 있었으니 힘든거 모르고 있었지만 나무마다 꼼꼼하게 약을 친 태권형님의 팔뚝은 이미 남의 팔뚝 -_-;; 


늦은 점심을 먹고 장모님, 와이프와 함께 밭 한켠에 오일장에서 사온 묘종을 심었다. 

장모님 왈 울 사위 소꼽장난 한단다. 수박과 참외, 고추, 토마토 등을 심었는데 얼마나 잘 자랄건지.

밥 먹은지 얼마 안돼 숨쉬기도 힘든데 백만년만에 곡괭이질을 하려니 무지 힘들었는데 사람들은 그 모습이 웃긴가보다. 


예쁘게 자라고 있는 감귤꽃. 아카시아향처럼 진하고 깊다. 정말 매력적인 향기





새끼 감귤. 저 열매가 자라 맛있는 감귤로 성장한다고



혼자서 밭일을 시작해 보겠다고 하니 제주 내려간다 이야기했을때와 같은 반응이다. 

처음엔 '우와' 하더니 나중엔 '네가 그걸 할수 있겠어', '그 힘든걸 뭣하러 하냐'는 이야기. 

그러게. 밭은 커녕 흙길 걸어본지도 아득한 내가, 초딩들도 아는 나무나 풀 이름도 모르는 내가 이 일을 왜 하겠다고 덤볐을까. 

나도 의아하지만 기분은 좋다. 


황금연휴도 이렇게 간다. 

그래도 숨쉬며 사는 것 같아 행복하다. 

약으로도 치료 안된다는 근막통증을 제외한다면. 

서울촌놈 제주살이/초보농부이야기

내 감귤밭이 생겼다


흙을 만지게 될줄 정말 몰랐다. 

어릴적을 제외하고는 아파트에 둘러싸인 곳에서 살았고, 촌이라고 내려가봤자 아무도 농사짓는 분이 없었기에 농촌과 흙이 있는 삶이란 티브이 속 이야기일뿐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였다. 


어느 정도 무식하고 관심없었냐면 군대 대기병 시절, 우리가 지켜야 할 초소들 위치와 짱박아 놓은 물건이 어딨는지를 배우며 보름정도 왕고참과 산 속을 누볐는데 자두가 나무에서 열리는 것도 처음 알았고, 뽕나무 열매가 그리 맛있는지도 그 나이가 되어서야 알았다. 


네온사인이 없으면 허전함을 느끼던 내가, 도심 속 한복판을 벗어나서는 살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던 내가 그곳을 떠나고 싶다 생각하게 된 이유는 아이러니 하게도 '그 속에서의 삶과 나와의 이질감' 때문이었던 듯 하다. 


우여곡절 끝에 제주에 내려왔고, 제주출신이라는 와이프 덕에 남들과 같은 어려움(?)을 겪지 않고 정착했지만 처음 내려왔을때 생각했던 삶과 현실이 일치할리 없고, 그냥 흘러가는 시간들을 거스를만한 능력도 재력도 없는지라 답답할 무렵 흙은 묘한 위안을 주었다. 


남들따라 밭에 몇번, 수확 몇번 해본게 다였지만 횟수가 늘어나고 경험이 쌓이다 보니 "나도 농사 한번 지어볼까?"란 생각이 스믈스믈 피어올랐다. 물론 농사를 업으로 해 식구들 건사하며 먹고 살려면 적지 않은 규모로 해야 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자신이 없기에 전업할 용기는 없지만 그래도 '내 밭'이 갖고 싶었다. 아니 내 공간에서 내가 노력한 만큼 내가 수확하고 싶은 욕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면 시작할 수 있을까, 조만간 쫓겨날 전셋집 구할 일도 막막한 상황서 감귤밭을 사서 해보는건 불가능한 일. 그렇다고 직장이 있는 상황서 덜컥 귤밭을 임대해 농사지을 능력도, 자신도 없어서 고민하던 중 우연찮은 기회에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귤농사를 짓는 형님에게서 작은 평수나마 감귤농사를 지어볼 땅을 빌렸다. 


감귤밭 모습





잘 자거라 감귤나무야





올 겨울을 위해 창고도 수리 중



계약서를 쓴 것도 아니고, '여기서 부터 여기까지가 네 것'이라는 표식도 없지만 그래도 1년간 내 땅이 생겼다. 아니 내 귤밭이 생겼다! 

마흔 넘어서는 새로운 인생을 살아보자 마음먹었던 일이 이제 막 시작한 것이다. 

이 자리를 빌어 흔쾌히 밭을 빌려주신 태권 형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서울촌놈 제주살이/아이 맛나 제주음식

제주에도 고속도로 휴게소? 서부관광마트 오뎅한번 먹어봐

서울살이 40여 년 살면서 마트 찾을 일이 없었는데, 지금의 제주 집으로 이사오고 보니 집 근처에 가게가 없어서 완전 불편 -_-;; 

그나마 가장 가까운 곳이 (빠른 걸음으로) 5분 거리에 있는 이 서부관광마트와 10여 분 걸어가야 있는 광령마트가 전부였으나 3년 새 집 앞에 편의점도 생기고 많은 변화를 겪는 중이다. 


각설하고, 이 서부관광마트는 평화로, 그러니까 서귀포 넘어가는 도로의 길목에 있는 마트다. 

육지부로 보면 고속도로 휴게소라고 해야할까? 새벽이면 서귀포로 넘어가 일을 해야 하는 아저씨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저녁무렵이면 숙소로 들어가는 (중국인)관광객들로 바글 바글하다. (평화로쪽에 서부관광마트가 있다면 동쪽 봉개마트도 같은 기능을 하고 있다)




이 마트의 '킬러 콘텐츠'는 오뎅과 김밥이다. 

새벽서부터 바글 바글, 멸치육수에 오뎅을 넣어서 끓여 놓으면 알아서 꺼내 먹고 계산하는 시스템이다. 


오뎅이 완전 맛있는 것도 아니고, 김밥이 독특하게 맛난 것도 아니지만 이게 중독성이 있다. 

덜 익은거 좋아하면 아래, 푹 익은걸 좋아하면 위에꺼 골라먹으면 된다. 


몇년 전만 하더라도 지금보다 아랫쪽 지금의 마트에 위치해 있었는데, 지금의 자리에 건물을 짓고 새롭게 자리를 잡았다. 

처음 오픈했을땐 예전 편의점만 바글 바글, 마트엔 사람이 없어 '장사 잘되는 곳 이사가면 망한다'는 속설을 깨지 못하나 싶었는데 지금은 편의점도, 마트도 다 장사 잘된다. 




요즘에도 그런가?

예전엔 호주머니는 비어 있고, 술은 먹고 싶을때 포장마차에서 오뎅 한접시랑 소주한잔 퍼 마시고 그랬는데 같은 생각 갖고 계신 분이 많은지 오뎅 안주삼아 질펀하게 소주 드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갑다. 


여기서는 소주 마시는건 금지, 오뎅이랑 김밥, 삶은 계란, 샌드위치만 드시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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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가와요

여행놀이/제주 생태관광

강허달림과 함께한 힐링여행

감정노동자를 위한 힐링여행, '영화로운 여신의 빛' 팸 투어. 


힐링여행이 난무하는 요즘, 우리가 생각하는 힐링여행은 이랬다. 

느린 걸음으로 어머니의 품과 같은 제주 자연을 걷고 느끼다 보면 스스로의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지게 되고, 그렇게 자아를 되돌아보면서 위안받고 치유받아 새로운 힘을 얻어가는 여행이야 말로 힐링여행이 아닐까. 


블루스 디바, 강허달림과 함께 교래곶자왈에서 작은 콘서트도 진행했고, 이을락 야외무대에서 오멸 감독의 영화 '어이그 저 귓것'도 보고, 양용진 선생님이 준비해주신 제주 향토음식도 먹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꼭 다시 해보고 싶은 프로그램.







사회복지

농애원 오원국 이사장 인터뷰

제주 사회복지계의 원로이신 사회복지법인 농애원 오원국 이사장께서 2014년 9월 돌아가셨다. 

당시 제주살이를 준비하면서 여러가지 계획을 세웠는데, 그중 하나가 제주 원로들 인터뷰였다. 

연세들이 많으셔서 얼마나 오래사실 수 있을지, 또렷한 의식으로 옛 이야기를 해주실 수 있을때 예전 이야기를 들어놔야 그땐 어땠는지 알 수 있기에 꼭 해보고 싶은 작업 중 하나였다. 


이건 여전히 유효하다. 팟케스트의 방식이 됐든, 영상촬영 방식이 됐든 꼭 진행해보고 싶건만 사회복지계에 있지 않은 사람이 섭외하고 인터뷰한다는게 쉬운 일이 아닌지라 차일 피일 미루고 있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다시 도전하고 싶다. 


어쨌거나 어찌 어찌 피디 한 명과 내려가 오 이사장님을 인터뷰해오기는 했으나 당시 회사의 여러가지 일들로 인해 방송 편성은 물건너 가버렸고, 이 때문에 자막작업 의뢰할 수 없는 상황이 됐고, 당장 처리해야 할 여러가지 과업들이 떨어지면서 오늘 내일 미뤄지다 그때 영상들을 편집만 해놓은 채 완성본을 만들지 못했다. 


갑자기 돌아가시고 나자 그때의 영상이 필요했고, 분명 어딘가에 원본을 보관한거 같은데 아무리 찾아도 없는게다. 자막은 고사하고 편집본조차. 

우여곡절 끝에 찾아낸 영상이라고는 압축본 하나. 이마저도 어디냐 싶어 클라우드에 보관하고 유튜브에 올려 보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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