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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촌놈 제주살이/아이 좋아 제주 여행

[발편한 여행] 장마철 제주, 사려니숲길이 제격

요맘때의 제주는 우기입니다. 

이번에는 태풍 너구리까지 와주시는 덕분에 다른때보다 장마가 길게만 느껴지네요. 


사려니숲길 입구에 마련된 화장실. 예전엔 굉장히 지저분한 화장실 밖에 없었는데 이렇게 정비됐네요. 휠체어를 탄 분도 접근가능토록 해놨어요




입구까지 야자매트가 만들어져 휠체어 접근이 가능합니다




사려니숲길은 생물권보전지역이예요. 들어가시는 입구에 마련된 설명서를 읽고 들어가시면 숲에 대한 매력이 배가될듯





그래도 여행은 왔고, 비와 어울리는 여행지가 어딜까 여쭤보는 분 많으신데, 전 사려니숲길을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사려니가 무슨 뜻을까 찾아봤더니 

사려니는 '살안이' 혹은 '솔안이'라고 불리는데 여기서 '살' 또는 '솔'은 신성한 곳 또는 신령스러운 곳이라는 신역(神域)의 산명에 쓰이는 말이라고 하네요. 즉 사려니는 '신성한 곳'이라는 뜻이랍니다. 


사려니숲길은 사려니 오름이 접해있어 이름이 됐고, 사려니 오름은 '긴 줄을 동그랗게 사려논 모습'과 같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란 설이 있다고 제주생태관광협회 고제량 대표님이 추가해주셨어요 고맙습니다 ^^



이곳은 해발 500~600미터의 고지대에 있어서 우선 시원합니다.  또 오래된 삼나무 숲의 울창함과 운치가 주는 재미가 남다른 곳이죠. 














숲에서 만난 새끼노루




산딸나무의 꽃잎이 마치 하얀나비가 나뭇잎 위에 앉아있는듯 하지 않나요?






탐방 가능한 사려니숲길은 비자림로의 봉개동 구간에서 조천읍 교래리의 물찻오름을 지나 구좌읍 덕천리의 붉은오름까지로 총 10.5km달합니다. 4곳의 지점마다 테마가 있어서 숲을 보는 재미가 쏠쏠한데다, 길이 평탄해 휠체어를 타고 오시는 분들도 봉개 초입부터 붉은오름 끝 지점까지 편안하게 숲을 즐길 수 있습니다. 













화려한 보라빛의 산수국도 눈을 즐겁게 해줍니다. 

도채비고장이라고 불리는 산수국의 압권은 나무그늘로 어두침침할때 아지랭이처럼 파란불빛이 흩날리는 모습입니다. 정말로 도깨비 불빛이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죠. 


이걸 재밌다고 해야 하나, 서글픈 일이라고 해야하나, 산수국의 꽃은 굉장히 작아요. 그러다보니 수정하는데 어려움이 있어서 가짜꽃을 만들어 곤충들을 유혹합니다. 곤충들은 이 헛꽃에 속아 산수국을 찾았다가 꽃가루를 묻혀 운반하게 되죠. 신비한건 수정이 된 꽃은 헛꽃잎을 뒤집어 더이상 곤충이 찾아오지 않도록 한다는군요. 잘 확인해보세요. 


예전 사약으로 쓰였다는 천남성도 찾아볼 수 있어요. 과거에는 이 뿌리를 사약의 재료로 썼다고 하고요, 하얀 나비가 나뭇잎에 내려앉은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크는 산딸나무도 지천을 이룹니다. 


천남성




고사리과 식물들




햇빛을 받기위해 가늘고 길게 뻗은 자태에서 생명력을 느끼게 되네요


그렇게 한참을 걷다보면 월든 삼거리에 다다릅니다. 

하늘높이 솟은 삼나무 숲에서 산림욕을 하다보면 몸이 날아갈 것만 같은 느낌을 경험하실 수 있답니다. 











이쪽 끝서부터 저쪽 끝까지 3시간, 장마철에는 안갯속에 숨겨져 있는 아름다운 사려니숲길을 걸으며 힐링하세요. 




서울촌놈 제주살이/아이 좋아 제주 여행

제주 한림 월령리, 쪽빛 바다 속으로~

제주공항서 서쪽 바닷길을 따라가다보면 협재와 금능해변을 만나는데, 여기서 조금 더 가면 월령리를 찾을 수 있어요. 


올레 14코스에 위치한 월령리는 울창한 나무숲과 현무암이 널려있는 예쁜 마을입니다.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건 손바닥 선인장이라는 선인장 군락입니다. 


천연기념물 제 429호로 지정된 이곳은 오래전 선인장 씨앗이 쿠로시오 해류를 따라 멕시코에서 넘어와 월령리에 군락을 이룬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선인장을 마을주민들이 쥐나 뱀을 퇴치하기 위해 돌담 주위에 심으면서 월령리 전체에 퍼졌다고 합니다. 이 선인장의 열매가 바로 백련초랍니다. 















협재나 금릉의 그것처럼 이곳 바닷빛도 참 아름다워요. 

다만 협재나 금릉처럼 왁자지끌한 느낌없고 고즈넉한 것이, 지금처럼 유명해지기 전 한담의 모습을 느끼게 해준다고 할까? 조용히 바다 구경하면서 산책하기 좋네요. 


나무데크가 잘 놓여져 있어서 휠체어를 이용하시는 분들도 편안하게 월령리 바다를 감상하실 수 있어요. 











이곳에 가시면 '무명천 할머니', 진아영 할머니의 생가도 찾아가볼 수 있답니다. 


4.3의 아픔과 비극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진아영 할머니는 4.3 발발 다음해인 1949년 1월 한경면 판포리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턱을 잃었습니다. 이후 할머니는 평생을 무명천으로 턱을 감추고 다니셨으며, 지난 2004년 쓸쓸히 생을 마감하셨습니다. 

















월령리 마을에 있는 생가는 2009년 월령리 마을주민과 뜻있는 분들이 힘을 모아 '무명천 할머니 삶터 보존위원회'를 구성해 지금까지 생가보존 및 관리를 하고 있다고 하니 이곳을 찾으면 한번씩 들러 4.3의 아픔을 되새겼으면 좋겠습니다. 


접근성: 나무데크가 있어서 접근 가능

편의시설: 공중화장실이 있으나 장애인화장실은 없음. 턱이 있어서 이용에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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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 | 월령선인장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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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복지

실효성 있는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원한다


"또 울어버렸다."

"지나왔던 길이 힘들어 운것이 아니다. 내가 사랑하는 아들 균도가 장애인이라는게 그리고 내가 그 아빠라는 것이 서러워 울었다."


페이스북 '발달장애인 균도와 걷는 세상이야기' 이진섭 씨의 글 중에서






지난 10월 5일 부산을 출발해 강원도에서 서울까지 800km를 걸은 이균도·이진섭 부자가 지난 10월 22일 국회 앞 기자회견을 끝으로 3차 여정을 마무리 했다. 


이들 부자가 그동안 걸은 거리만 1,700km. 비바람을 뚫고, 아스팔트 훈기를 온 몸으로 감당하며 묵묵히 걸은 이유는 단 하나다. 발달장애인들도 이 사회의 소중한 구성원이며, 이들도 장애인생활시설이 아닌 세상 속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달라고 고난의 행군을 자처했다. 


안타까운 것은 균도씨 부자를 비롯해 장애인 부모들이 중심으로 나서 발달장애인 권리보장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으나, 장애특성상 발달장애인당사자가 전면에 나설 수 없었고, 이런 이유 등으로 인해 다른 장애유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이러는 사이 대부분의 장애인생활시설은 이미 지적·발달장애인으로 채워지고 있으며, 설사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더라도 성폭행, 학대사건 등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으나 사건이 터졌을 때만 반짝할 뿐 무관심에 가까운 사회분위기는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지난 10월 29일 보행이 불편한 뇌병변장애가 있는 동생과 화마를 피하기 위해 힘겨운 사투를 벌이다 먼저 하늘나라로 간 박지우(주의력결핍행동과잉장애, 발달장애)양 소식이 세상에 알려졌을 때도 그랬다. 

(관련기사: 파주화재사건 남매 누나 끝내 죽음 맞이해…‘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개선 시급)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집에 두고 일터로 나가야 했던 부모의 심정은 어땠을까, 소득기준 최저생계비 170%, 재산 8,500만원, 통장재산 300만 원 이하가 아니라는 이유로 무한돌봄서비스도 받을 수 없었고, 장애아동양육서비스 등 국가에서 제공하는 그 어떤 사회서비스도 받을 수가 없었던 슬픈 현실에 대해서는 주목하려 하지 않았다. 그저 안타까움에서 그쳤을 뿐 언제든 반복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짚고 해결방안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얼마 전 ‘탈시설 장애인 욕구조사’를 위해 (장애인생활)시설입소 대기자 가족과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날것 그대로의 현실을 듣고 있는 것조차 힘이 들었다. 


생계문제로 인해 맞벌이를 해야 하는데,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다는 가정서부터 24시간을 발달장애가 있는 자녀에게만 매달리다 보니 나머지 자녀들이 비뚤어지기 시작해 이혼 위기에 내몰려 하는 수없이 시설행을 결정했다는 가정, 남편은 사고로 몸져 누워 있는데 자신마저 몸이 아파 더 이상 아이를 돌보기 힘들어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어머니, 시설입소를 통해 단체생활을 하다보면 부족한 아이의 사회성을 기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결정했다는 부모… 여건이 안 되는 현실 속에서 가족해체를 막기 위한 나름의 해법을 자녀의 시설입소에서 찾았다는 이들의 답변에 ‘이건 아닌데...’라고 생각은 들었으나, 현실을 알기에 어떤 조언도 할 수 없었다. 





발달장애인 기본권 보장을 위한 발달장애인법


그렇다면 이 기막힌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이를 타파하기 위해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한국장애인부모회, 한국자폐인사랑협회, 한국지적장애인복지협회 등 주요 발달장애인부모 연합단체가 모처럼 한 테이블에 모였고, 발달장애인법을 만들어 국회에 상정해 국회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이다. 


새누리당 김정록 의원이 대표 발의한 발달장애인법의 핵심은 '선별적', '시혜적' 장애아동 복지지원 체계에서 보편 서비스로의 개편을 꼽을 수 있다. 그동안 보육지원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서비스들이 기초생활수급 가정이나 차상위 계층, 최중증의 장애가 있는 가족에게만 제공돼 대부분의 일반 가정에서는 '그림의 떡'에 불과했으나, 법률이 통과되고 나면 소득보장은 물론 의료서부터 치료서비스, 보장구 및 보조공학기기, 가족지원 등을 보편적 서비스로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국가는 발달장애인특별기금을 조성하는 한편, 각 시·군·구에 발달장애인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운영토록 규정했다. 이 센터에서는 발달장애인서비스 및 급여대상자를 판정하고 개인별 서비스 지원계획을 수립한다. 이때 발달장애인의 자기결정권 보호를 위해 발달장애인당사자가 서비스 제공을 위한 구매계약을 맺도록 했으며, 지역사회와 통합된 서비스 및 급여를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법안의 핵심이라 볼 수 있는 발달장애인의 소득보장을 위해 최저임금액을 기준으로 발달장애인의 표준소득보장금액을 책정하고 개인 소득수준 등을 고려해 매월 지급하도록 했다. 즉 발달장애인당사자에게 월 95만 원가량의 연금을 지급해야 한다. 


법안이 상정되자 여기저기서 고개부터 내젓는 분위기다. 막대한 소요 예산 때문이다. 법안이 통과되고 나면 정부는 매년 발달장애인을 위해 2조5천억 원 가량의 예산을 책정해야하나 2012년 현재 장애인복지 예산이 1조 원이 안 되는 상황서 가능하겠냐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역시 한발 뺀 입장이어서, 지난 10월 8일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열린 국정감사에서 임채민 장관은 "발달장애인법의 취지는 공감하나, 발달장애인 대책도 세우고 있는 상황서 법을 따로 만드는 것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심각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밝혀 부정적인 입장임을 분명히 했다. 대신 성년후견제와 발달장애아동 조기발견 및 조기개입 체계 등을 담은 '발달장애인 지원계획'을 수립, 발표했다. 


이에 대해 발달장애인법제정추진연대(이하 발제련) 등 발달장애계는 "인프라와 기본소득 보장 등의 내용이 담긴 발달장애인법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물타기'용"이라며 전면개정을 요구하고 있으나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소득보장 조항을 삭제하자는 주장도 들려온다. 법안 제정자체가 물 건너갈 수도 있으니, 우선은 법안을 만들어놓고 개정을 통해 점진 확대를 꾀하자는 것이다. ‘발달장애인법 무용론’도 들려온다. 이미 여러 제도가 갖춰져 있는 상황에서 역차별이나 다른 서비스에 제약을 줄 수 있는 등의 논란이 있는 법안을 만드는 것보다 있는 제도를 잘 활용하자는 주장이다. 


그러나 제도가 제대로 돌아가지 못해 절망적인 순간을 수도 없이 마주했던 과거를 떠올려본다면 그리 타당한 주장은 아닌 듯하다. 

‘차, 포 때더라도’ 법안제정을 목표로 하는 요구도 수긍할 수 없다. 특수교사 임용문제 등 법으로 지켜야 할 것들도 제대로 안 지켜지고 있는 상황서 첫 단추조차 잘못 꿴다면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특히 빈약한 장애인 복지 내에서 또 다시 힘의 논리가 앞세워진다면…. 불편하고 험하고,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 모습을 갖춘 법안이 만들어져야 하는 이유다. 


차라리 소득보장 기준을 최저임금에서 최저생계 수준으로 낮추는 등 액수를 줄이는 방안은 타협해볼만 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지난 19일 발제련과 발달장애인 지원관련 매니페스토 정책협약식을 갖고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약속한데 이어,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역시 지난 23일 발달장애인법안을 원안대로 통과시키겠다고 밝혀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이진섭씨의 글로써 마무리를 하고자 한다. 



"발달장애를 자녀를 두고 있다는 것은 인생에 큰 폭탄을 맞은 것과 같다. 장애가족으로 세상을 산다는 것 그것은 전쟁터. 우리나라 인구 중 3~4명 중 한명은 그들과 직간접 연관성이 있을 만큼 큰 사회문제이지만 복지는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얼마나 울어야 열매가 열릴까??? 그 열매를 위해서는 균도와 세상걷기는 언제나 준비가 되어있다. 발달장애인법 제정, 기초법 상 부양의무제 폐지 이것이 우리의 진정한 열매다."


서울시복지재단 웹진 '천만다행' 12월호에 게재한 글 입니다.  

장애인복지

장애인식, 배려아닌 권리로 바라봐야

“나는 일생동안 아프리카인의 투쟁에 헌신해왔다. 나는 백인이 지배하는 사회에도 맞서 싸웠고 흑인이 지배하는 사회에도 맞서 싸웠다. 나는 모든 사람이 조화롭고 평등한 기회를 갖고 함께 살아가는 민주적이고 자유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이상을 간직해왔다. 그것이야말로 내가 목표로 하고 성취하고자 하는 소망이다. 하지만 필요하다면 그런 소망을 위해 죽을 준비가 돼 있다.” 넬슨 만델라



장애인복지관 건립을 반대하는 아파트 주민회의 공고문

도봉구의 '명품 아파트'를 표방한다는 한 아파트 주민회에서 '지역에 장애인복지관 건립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공고문이 트위터 등을 통해 알려지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입주자 대표 명의의 이 공고문에 따르면 ▲집값 하락 ▲차량통행 복잡 ▲장애인 출입으로 인한 사고위험 증가 ▲보통사람이 사는 이곳에 (장애인이) 들어와서는 안된다는 게 이유다.

 

그들이 말한 '보통사람'은 도대체 누굴 지칭하는 걸까,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84세대의 가족 중에도 뇌졸중 등으로 인해 장애를 입은 이가 한명도 없지 않을 테고, 가족이나 친척 중에 지적장애 등 정신적 장애가 있는 이들이 없지는 않을 텐데 말이다.

오히려 보통의 상식을 갖고 있는 이들이라면 서울시 25개 구 중 장애인복지관조차 없는 구가 도봉구라는 사실을 떠올리며 창피해야 할 텐데 말이다. 굳이 인권이나 법률을 들먹이기 않더라도 이런 시선을 갖고 있는 이들이 자식들에게는 어떻게 가르칠지, 무서울 따름이다.

 

카르텔을 형성하기 좋은 '집값 하락'을 무기로 내세운 것도 치졸하다.

그동안 일부 장애인복지관이 지역주민과 교감을 나누고 사랑방 역할을 함으로써 지역사회의 일환으로 자리매김하기보다 다른데 치중했던 결과가 이런 문제를 야기했다는 데 대해 사회복지계 내부의 반성도 필요한 대목이지만, 과연 장애인복지관이 들어섰다고 집값이 하락했다는 근거 없는 괴담의 출처는 어디인지 궁금하다.


강원도 양양에서는 더욱 충격적인 일이 빚어지고 있다.

서울시가 강원도 양양군 하조대 해수욕장에 '하조대 희망들'이라는 장애인 숙박시설을 건립하려고 하자 양양군과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건립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양양군청은 ‘하조대 희망들’이 장애인숙박시설이 아니라 사회복지시설이라고 주장해 건축협의를 취소했으나 1심 재판에서 패소했다. 허나 양양군청 측은 이에 불복, 항소하며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돼 내년 2월까지 건립추진이 이뤄지지 않으면 국비 22억 원을 고스란히 반납해야 한다. 사실상 건립이 불가능하게 된다. 결국 장애계단체는 지난 13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양양 군수를 상대로 진정을 제기해 인권위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지역 상인들의 입장에서야 ‘돈 없는 장애인’들이 와봐야 지역경제에 도움이 안될 테니 손해일 수 있겠다 싶을 수도 있다. 그러나 생각을 조금만 바꿔 장애인, 노인들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편안한 휴양지’라는 이미지를 홍보수단으로 삼았다면 어땠을까. 실제로 외국의 유명 해수욕장에는 지체장애가 있는 이들도 손쉽게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해변용 휠체어 등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비치해놓는 등 장애인, 비장애인, 노인과 어린이 등 모두가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허나 이런 고민조차 없이 일부 상인들의 목소리가 전체인양 지자체가 나서서 대변하는 현재의 상황은 납득할 수가 없다. 이에 대한 비난의 화살이 뜨겁지만 양양군수는 요지부동이다.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앞장서야 할 자치단체장이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정면으로 어기는 셈이다. 이보다 더 큰 상처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지역공동체는 회복하기 어려운 길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장애인에 대한 이분법적 사고, 이제는 깨져야

 

연달아 터진 이 두 사건을 지켜보며 말할 수 없는 씁쓸함을 감출수가 없다. 장애인 시설 건립에 대한 반대 이면에는 고질적인 장애인에 대한 차가운 시선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주민들이 직접 나서 지역의 현안에 대해 목소리 높이고 적극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바람직한 모습이다. 허나 ‘집 값 하락’ 등 불확실한 자본논리를 근거로 내세워 막무가내로 자신들의 목소리만 관철하려는 모습을 지켜보며, 우리가 과연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가, 의구심이 든다.

 

전 세계 몇 안 되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을 시행하고 있는 국가에서 이런 장애인 차별 사건이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그중 가장 큰 것은 잘못 빚어낸 ‘장애인 상(象)’에 대한 오해 때문은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장애인이라는 단어는 장애가 있는 사람의 상태를 일컫지만, 부지불식간에 우리는 집단화해서 생각하고 ‘불쌍한 사람들의 무리’라는 희한한 꼬리표를 붙인다. 여기에, 나와 동급이 될 수도 있다는 듯, ‘극복’이라는 표현으로 미화하고, 때에 따라서는 동정심을 촉발한다. 이렇다보니 언론매체나 사회복지기관의 ‘장애인을 배려하자’는 구호가 ‘선긋기’로 잘못 받아들여져 시혜적인 인식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 돼버렸다.

 

물론 동정과 배려하는 마음이 항상 나쁜 뜻일 수는 없겠으나, ‘도와줄 수 있으면 그렇게 하겠지만, 내 상황이 안 좋으면 어쩔 수 없다’는 심리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지역사회의 한 구성원이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가 배려, 즉 형편에 따라 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는 것으로 전락해버리고 만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장애인 vs 일반인(비장애인)’의 이분적인 사고로 이어지게 된다. 이 같은 시선은 장애인생활시설 등에 자원봉사를 다녀온 이들이 남긴 수기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극명하게 느낄 수 있다.

‘불쌍한 사람’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불안한 마음’으로 출발해 ‘천사같이 맑고 순수한 영혼’을 거쳐 ‘오히려 내가 용기를 얻고 왔다’로 마무리 되곤 하지만, ‘왜 저들은 저런 공간에서 생활해야 하는가’에 의문을 품는 사람은 극히 적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 지적하는 이도 있겠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라. ‘불쌍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 가서 보니, 나는 그리 불쌍한 사람이 아니었고, 그들을 도울 수 있으니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말뜻이 뭘 의미하겠는지를.

 

이렇다보니 ‘그들은’ 나와는 떨어져서 다른 공간에 사는 사람들로 의식하게 되고, 내 공간에 침범하는 것을 불쾌한 일로 받아들이게 된 것은 아닐까. 전국의 모든 해수욕장이 보행약자도 출입이 편하고 손쉽게 묶을 수 있도록 설계됐더라면, 장애인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주민이라면 누구에게나 열려있고 이용할 수 있는 장애인복지관이었더라면…. 짚어봐야 할 숙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똑같이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말은 법으로 정해놨기 때문에 지켜져야 하는 게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살아가는 이라면 당연히 따라야 할 원칙이다. 불쌍하면 떡 하나 주고, 내가 어려우면 어쩔 수 없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물론 이 원칙이 잘 지켜지도록 홍보하고, 독려하는 일은 국가가 당연히 해야 할 몫이다.

 

이제는 배려가 아니라 권리다. 참다운 민주주의 국가의 시작은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서울시복지재단 웹진 천만다행 9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장애인복지

'도가니' 공지영 작가를 조사하겠다고?


신문을 보니 한나라당 '인권위원'이라는 분들이 광주까지 내려가 내놓은 대책이 “'도가니' 소설은 과장됐다.”며 공지영 작가를 조사하라고 요구했고, 경찰은 이에 화답했단다.

이때다 싶었는지, 도가니 파장이 한풀 꺾였다고 생각했는지 한국사회복지법인협의회는 사회복지법인 및 사회복지시설 정체성 유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라는 조직을 만들어 사회복지사업법 개정 운동 반대를 공식 천명했고, 오늘(28일) 범사회복지 전진대회를 개최한다.
시간을 거꾸로 돌려 2006년 그때로 되돌아간 듯한 기분이다.

며칠 전 장애계의 한 유명 교수에게 “도가니는 사실과 다르다. 에바다 학교도 공익이사들과 전교조가 휘저으면서 문제가 더욱 커졌다.  인화학교 前 교장을 문제 삼는 것은 일사부재리의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런 식으로 진행될 줄이야 생각도 못했다.

전국적으로 진행 중인 장애인인권침해 조사도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1대1 전수조사가 원칙인데 100여명이 넘는 시설을 조사경험이 전무한 사람들 4명이 가서 하루 동안 조사하겠다는 발상자체가 면죄부를 씌워주기 위한 방안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조사원을 무시해서 하는 소리가 아니라, 절대 시간으로도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군대서 소원수리 받는 것도 아니고, 라포를 형성한 후 면접을 진행해도 조사가 될지 말지 의문인 상황서 가장 어려운 면접조사 중 하나인 인권침해 상황에 대한 조사를 어떻게 이런 식으로 진행하려는지, 시설 측에다 조사 일정 다 통보해주고 어떤 대답을 받으려는지, 황당하다 못해 화가 치밀어 오른다.

인천지역 장애인생활시설 조사 때도, 이정선 의원과 시설인권연대 등을 주축으로 한 미신고생활시설 조사 때도 문제가 있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다. 적은 인원이 전국을 돌아다녀야했고, 지자체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의 비협조(더 나아가 시설장 편들기) 등 갖은 어려움 속에서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도가니’ 문제도 그렇고, 사회복지사업법 개정 문제도 그렇고, 장애인생활시설 조사에도 장애인당사자는 도대체 찾아볼 수가 없다.
서럽다.

사회복지

기초생활수급대상자 부양의무자 기준, 이대로는 안 된다

지난 12일, ‘부양의무가 가능한 아들이 있다’는 이유 때문에 기초생활수급대상자에서 탈락하게 되자 이를 비관해 조모(64)씨가 자살한 데 이어, 18일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으로 노인요양시설에서 생활해오다 윤모(74)씨가 딸들의 소득이 잡혀 수급대상자에서 탈락할 위기에 처하자 다리 난간에 목을 매 자살한 사건이 벌어졌다.

자신의 능력으로는 ‘생존’하기 어려운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하 기초법)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기초생활수급 선정 과정서 부양의무자, 즉 부모나 형제, 자식 등 부양할 수 있는 사람의 재산과 소득상태를 확인해 일정기준 이하여야 선정될 수 있다는 사실은 의외로 모르는 이가 많다.

돈이 없어서 밥을 못 먹고, 몸이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는 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사회안정망이 기초법이건만 왜 가족의 재산 상태를 파악한 후 선별적으로 지원할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족의 문제는 가족이 해결해야 한다’는 유교적 가치관의 영향이 크다. ‘공공부조’와 필연적으로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다.

부양의무자 기준제도 폐지를 촉구하는 기초법개정공동행동의 기자회견 모습. ⓒ정두리 기자

지난 2002년 중증여성장애인이자 노점상,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였던 故 최옥란 열사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개혁을 요구하다 음독자살한 이래 ‘기초법 상 부양의무자 기준’ 문제는 끊임없이 지적돼 왔다. 지난 6월 국회에는 많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당사자, 국회의원이 합심해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골자로 한 기초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통과하지 못했다. 국가가 책임지기에는 예산이 너무 많이 들고, 가족이 부양하는 한국사회의 전통을 깰 수 없다는 이유였다. 그 결과 디스토피아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조씨는 30여 년 전 부인과 이혼한 후 아들과 연락이 끊어진 채 생활해왔다고. 하지만 서류상의 아들에게 부양능력이 있다는 이유로 유일한 ‘생존줄’이던 기초생활수급 대상에서 제외를 통보받았고, 이를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씨 역시 기초생활수급자 자격으로 무료로 노인요양시설을 이용해왔으나 딸 5명의 소득이 드러나며 부양의무자 기준에 걸려 수급자격을 잃게 돼 80만원에 달하는 요양시설 이용료를 윤씨나 윤씨 자녀가 내야할 상황에 이르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조씨와 윤씨의 죽음 뒤에는 지난 5월부터 실시한 ‘부양의무자 확인조사’가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까지 접수된 ‘행복 e음’(사회복지통합전산망)의 공적자료를 적용해 부양의무자의 소득 및 재산을 전면 재조사한 결과 본인과 부양의무자 소득의 합계가 각각 최저 생계비를 합한 금액의 130%를 넘는 10만 명의 급여 삭감 및 수급탈락 통보를 했다고 밝혔다. ‘불량 양심’을 솎아내기 위한 일상적인 작업이었다고 주장했지만,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부처예산요구액에 따르면 ‘기준완화로 6만1,000명을 늘이는 대신 부양의무자 재조사를 통해 4만5,000명을 줄이겠다’고 밝혀 현재 추진 중인 부양의무자 소득기준을 현행 최저생계비 130%에서 185% 미만으로 확대하려는 방침과 맞물려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장애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던 장애인연금법 도입 과정에서도 그랬다. 당시 정부는 장애인연금 수혜자를 확대하는 대신 ‘부정 수급자’ 이유를 들어 장애등급 심사를 강화해 탈락한 이들의 민원이 빗발쳤고, 이 문제는 지금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물론 정부의 주장이 설득력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돈 많은 부양의무자가 있음에도 불법으로 기초생활수급을 받아온 이가 많다’는 식의 단편적인 논리로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아랫돌 빼 윗돌 괴는’식의 행정을 감추기 위한 언론 플레이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에 70세 노인이 90세 노인을 부양해야 하고, 40세를 훌쩍 넘긴 중증장애인 아들을 70세 넘은 노모가 부양하고 있는 현장에 대한 고민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부모를 내친 사례도 분명 많을 것이다. 하지만 부모가 자식을 버릴 수밖에 없고, 자식이 부모를 외면하게 된 이면의 가정사를 어떻게 ‘불량 양심’으로만 몰아세워 재단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한다 하더라도, 당사자의 난처한 상황을 먼저 고려해 우선 지원하고 나중에 징수하는 등의 방식도 제시할 수 있었을 텐데 이에 대한 고민은 찾기 힘들다. 또 자신의 가족조차 건사하기 어려운 상황 때문에 부모의 의료비나 생활비를 감당 못해 눈물 흘리는 가정도 생각보다 많다. 그러나 부양의무자 기준은 예외 없이 부양능력이 있다고 간주해버리고, 수급자의 수급권을 거부한다.

지난해 10월 중증장애가 있는 아이를 둔 아버지가 일용직 노동자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갔으나, 그 돈으로도 아이가 부양의무자 기준에 걸리자 ‘아들이 나 때문에 받지 못하는 것이 있다...내가 없어져 아들이 정부에서 혜택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사건을 우리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가정형편 등의 이유로 버려지다시피 장애인생활시설에서 생활하다 지역사회로 나오려고 했으나 부모 재산 때문에 나오지 못하는 사례역시 숱하게 많다. 늙은 노모가 공공근로라도 하면 자식의 수급비가 끊어지거나 반 토막 나버려 부모와 자식이 원수 대하듯 하거나, 죄책감 때문에 힘들어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지금 이 땅,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다.

(어떤 이의 하루 술값도 안 되는) 40여만 원의 돈을 국가에서 받기위해 자신이 얼마나 불쌍한 처지에 놓여있는지를 여기저기에 구구절절 설명하고, 가족의 자존심마저 내팽개칠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를 두고 복지 포퓰리즘 운운하는 것은 현장의 체감온도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40여만 원의 돈도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이 103만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중 절반 이상은 자녀나 부모의 도움조차 못 받아 수급권자보다 더 열악한 생활을 하고 있건만 이들을 계속 내몬다면… ‘죽음의 도미노 행렬’이 목전으로 다가온 듯해 가슴이 서늘하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개정을위한공동행동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촉구하며 ‘기초법 부양의무제 폐지 촉구 및 빈곤층 죽이는 보건복지부 규탄 총력 결의대회’를 5월 26일 복지부 앞에서 열었다. ⓒ최지희 기자

하지만 절망의 끝에서 희망의 꽃을 본다.

비록 선언적이기는 하나, 전국 1만4,497명의 사회복지사가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촉구에 동참하고 나선 것은 주목할 만하다. 기막힌 현장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해 좀처럼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던 사회복지종사자들이 나선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에서 탈락하거나 액수가 깎여도, 자신의 억울함을 어디 가서 하소연하기 힘든 위치에 있는 이들을 대신해 사회복지 현장 일선에 종사하는 이들이 앞장서서 대변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기초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사람들이 410만 명에 달하고,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삶을 살아가다 이를 비관해 삶의 끈을 놓아버리는 이들의 숫자가 OECD국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알려지지 않은’ 현실을 사회복지종사자들이 앞장서 중계한다면 대한민국 사회는 어떻게 변할까.
눈으로 보고, 느낀 현장의 날것 그대로의 이야기가 사회복지종사자들의 입을 통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질 수 있다면 ‘복지 포퓰리즘’ 운운하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을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무상급식'과 관련해 '복지논쟁'이 뜨겁게 가열됐으나 현장의 최일선에 서있던 사회복지종사자들은 제 목소리를 못냈다. 아니 매우 늦게서야 내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번에는 안된다. 먼저 움직여야 하고, 앞장서야 한다. 그 누구보다 현장의 상황을 잘 아는 우리들이 목소리를 내지않는다면 직무유기다. 사회복지의 가치를 스스로 내려놓은 행위다. 빈곤의 책임을 더 이상 개인과 가족에게 떠맡기지 말고,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이제는 사회복지종사자들이 앞장서서 외쳐야 할 때다. 
 
고통 속에서 신음하시다 가신 분들의 넋을 위로 드리며, 부디 그곳에서는 돈 때문에 슬퍼하는 일 없이 행복하시길 간절히 빈다.

(서울시복지재단 블로그에 실린 글을 약간 수정해 올립니다.)

  1. 들장미 M/D Reply

    기초수급자..이런걸 돈있거나 내 자식 내가정 잘 건사한 노인이 그 돈 받으러 사정하러 다니겠나요..
    위에서 해먹으니 국민이 다 사기꾼으로 보이십니까..
    에휴 죽음으로까진 몰고가지 맙시다

일상다반사

전철역 스티커 사연을 읽으며 가슴 쓸어내린 사연


아침 출근길, 전철 출입문 앞에 붙어있는 스티커를 보며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서울시에서 만든 ‘서울이 너무 좋다! 우리나라가 너무 좋다!!’는 스티커가 뭐가 무섭냐고요. 당연 글자만 읽으면 무섭기는커녕 (약간) 감동스럽기까지 합니다.

내용을 그대로 옮겨보겠습니다.
 

3살 때 소아마비를 앓은 저는 지체1급 장애인입니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다른 사람의 등에 업혀서만 외출할 수 있었지만

전동휠체어 보급과 지하철 엘리베이터 설치 등으로 이제는 혼자서도 씩씩하게 문밖을 나섭니다.

컴퓨터와 수영을 배우고, 또 일주일에 한 번은 독거노인과 장애인들을 위해 반찬을 만들어 전해드리는 봉사도 합니다.

언제나 나의 튼튼한 다리가 되어 준 동반자 서울이 있기에 나는 더 이상 장애인이 아닙니다.

 

해석하자면 전동휠체어란 보조기기와 지하철 엘리베이터라는 편의시설이 있어서 자립생활이 가능해졌단 이야기인데 이분에게 전동휠체어를 뺏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분이 부자라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그게 아니라면?

더 이상 전동휠체어를 이용할 수 없게 되고, 그러니 컴퓨터와 수영을 배울 수가 없을 테고, 반찬사업 봉사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고, 결국 예전처럼 누군가 업어주지 않으면 집 밖으로 나올 수 없는 암울한 미래가 머릿속에 그려지고 나니 식겁할 수밖에요.

문제는 이 암울한 미래가 현실로 다가올 조짐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많은 중증장애인이나 어르신들이 타고 다니는 전동휠체어(또는 전동스쿠터)는 건강보험 급여적용대상이어서 209만원 이내의 전동휠체어 구입비용의 80%를 국가에서 현금으로 지원합니다. 이 덕택에 집밖 출입이 불가능했던 중증장애인들이 전동휠체어를 이용해 사회로 나올 수 있었고, 스티커 사연의 주인공처럼 여러 가지 활동을 가능케 해준 고마운 물건이죠.

소모품인 전동휠체어의 지원 자격을 까다롭게 바꿔 말썽입니다. 올해 6년의 내구연한이 끝나기 때문에 많은 중증장애인이 새로 구입하거나 구입 예정이지만 예전과 다른 기준 때문에 전동휠체어를 교체 못해 울상입니다.

강화된 기준에 따르면 아무리 다리를 못 쓴다 하더라도 손을 움직일 수 있으면 전동휠체어 지원 대상에서 탈락하게 됩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온 몸을 못 쓰는 분들만 전동휠체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뜻인데, 글쎄요. 이 잣대를 엄격하게 들이댄다면, 스티커 속 사연의 주인공도 소아마비 장애가 있기 때문에 손을 쓸 수 있을 테고, 그렇다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거죠.

이분이 자비로 전동휠체어를 살 돈이 없어서 더 이상 전동휠체어를 이용할 수 없게 된다면? 그동안 누렸던 행복과 즐거움이 한순간에 사라지고, 누군가 업어주지 않으면 집밖으로 나올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고, 가족들에게 민폐끼치지 않기위해 장애인생활시설로 가야한다면... 이건 누구 책임일까요?

이런 디스토피아가 다가올까봐 서울이 무섭고, 우리나라가 무섭습니다  

  1. 오호라 M/D Reply

    어떻게 사회가 발전은 안하고 자꾸 퇴보해가는지...
    거기다가 복지는 훨씬 빠른 속도로 후진해가네요.
    참 큰일입니다.

사회복지

구글맵스를 통해 사회복지의 가치를 되새기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지도를 만들 수 있는 세상이다.

사회적 기업 제주생태관광이 ‘스마트발자국 제주지도(http://j.mp/lbyr0g)’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인데 발상이 신선하다.

이 이벤트에 동참하려면 우선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제주 사진이 필요하다. 이 사진을 이메일(storyjeju.photos@picasaweb.com)로 전송하면 온라인 사진공유 사이트인 피카사로 전송돼 자동으로 지도(구글 맵스)에 표시되는 방식이다.

스마트폰 사진에 위치정보가 내장돼 있는 점을 착안한 아이디어인데, 신기한 마음에 이것저것 올리다보니 은근슬쩍 욕심이 생긴다. 여행지 사진뿐만 아니라 그곳에 대한 소개도 함께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제주생태관광지도(http://j.mp/iPF0o2)’가 이를 구현하고 있었다. 이 지도에 들어가며 제주의 자연과 생태, 역사,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지역에 대한 소개와 사진, 링크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열린 지도’를 활용한 작품은 의외로 많다. 트윗 친구인 조아신(@asincho)씨 등이 만들어가고 있는 ‘내 멋대로 제주관광지도(http://j.mp/iPF0o2)’를 비롯해 정치논쟁으로 비화될 정도로 큰 반향을 일으킨 ‘구제역 매몰지 지도(http://j.mp/dFiDWJ)’도 누리꾼들의 협업을 통해 완성한 작품이다.

‘열린’이라는 단어에서 눈치 챘겠지만 누구나 직접 참여할 수 있고 볼 수 있다. 자발적으로 참가했으니 재밌다. 재밌으니 열정을 쏟을 테고, 콘텐츠의 질은 당연히 올라갈 수밖에 없다.

누구나 올릴 수 있으니 믿을만한 정보가 못된다고? 천만의 말씀. ‘협업’의 위력은 다국적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나 트위터에서 확인됐듯 빠르고 정확하다. 잘못됐거나 영리를 목적으로 한 정보가 올라오더라도 집단지성의 ‘감시망’에 의해 빠르게 걸러지는 것도 강점 중 하나다.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콘텐츠 제작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지 않아도 된다. 정부나 기업체의 예산을 받아서 진행하는 사업이 아니다 보니 서류작업에 목맬 필요도 없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획력, 함께 동참할 수 있는 동지들만 있으면 된다. 남은 일은 열정적으로 작업하고 알리는 일이다.

복지지도, 우리도 만들 수 있다

얼마 전 서울시 한 자치구는 관내 610여개 복지시설의 정보를 담은 ‘복지지도’를 만들어 관내 신규주민들에게 배포한다고 밝혔다. 5천부를 제작해 주민센터와 복지관 등에 배포했으며, 온라인(http://j.mp/dLVoaW)에서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많은 주민들이 내가 이용할 수 있는 복지기관이 어떤 게 있는지를 몰라 찾지 않는 현실을 생각한다면 무척 뜻있고 의미 있는 작업이다. 하지만 투자한 예산에 비해 기대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으리라고 본다.

우선 온라인 사이트의 경우 한번 제작하면 수정하기가 어렵고 불편하다. 이 때문에 수시로 업데이트할 수가 없고 정보의 양을 늘리기도 힘들다. 지도역시 5천부 한정수량이어서 새로 제작하기 위해선 예산이 필요하고, 이를 검토해 집행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만약 이 복지지도를 구글 맵스 등 ‘열린 지도’를 이용했다면 어땠을까. 관내 610여 곳의 기관 종사자들이 머리를 맞대 공동 작업을 하며 이를 계기로 새로운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도 있다. 비록 좋은 종이에 인쇄된 지도는 아니지만 기관정보를 비롯해 프로그램과 진행하고 있는 사업, 자원연계 등 살아 숨 쉬는 정보가 담겨있으니 주민들에게도 이롭다. 컴퓨터와 프린터만 있으면 출력할 수 있으니 비용도 절감할 수 있고, 편리하다. 마을에 대한 애착과 관심도 유도할 수 있다.

언젠가 현장 사회복지종사자에게 ‘가용 가능한 지역자원과 도움이 필요로 하는 곳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스마트폰 보급 초기, 이와 관련한 ‘사례관리 프로그램’ 등 사회복지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제작 기획을 하고 있는 분도 계셨다. 하지만 완성해 활용하고 있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 자본과 제작기술, 콘텐츠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지지 않아서였을 게다. 하지만 조금만 열어놓고 생각하면 기술과 자본의 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예를 들어 ‘열린 지도’에 재능기부나 물품후원, 자원봉사 등을 하고 있거나 할 수 있는 인력 정보와 지원이 필요한 곳의 정보를 뜻이 맞는 이들과 함께 작업해보자. 누구든 자원을 개발하면 지도에 표시하고, 지원이 필요한 사례를 접수받으면 체크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한다. 이를 일반 대중들에게도 홍보하고, 참가자가 될 수 있도록 독려한다면 많은 힘과 시간, 돈을 들이지 않더라도 보물지도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최근 장애인 관광, 레저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역 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중심으로 제작하고 있는 장애인 관광지도 만들기에도 적용할 수 있다. 매우 신나는 일이긴 하지만 시·군·구의 예산을 받아 진행하는 사업이다 보니 한계가 분명하다. 십중팔구 연말 토론회와 보고서 발행에 그칠 테고, 여행정보가 필요한 장애인당사자는 이 정보를 활용 못할 공산이 크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지 않는 이상 원하는 수준의 보고서 제작도 어려울 것이다.

방법을 바꿔 지역 장애인활동가, 장애인 여행권에 관심 있는 이들이 함께 ‘열린지도’에 여행지와 음식점, 숙박시설을 표시해나가면 어떨까. 관광공사 등 공개된 정보를 활용하고, 블로거 등 여행과 관련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이들에게 우리의 취지를 설명하면서 생산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요청한다. 입력할 때 계단이나 턱, 화장실 정보 등 장애인편의시설 정보를 추가해 올려달라고 부탁한다면 자연스럽게 장애인식 개선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이 정보를 관리자 등 편집 인원이 ‘그림의 떡 관광지’,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관광지’ 등으로 분류만 해준다면 장애가 있는 이들만의 지도가 아닌 ‘모두에게 좋은 관광지도’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트윗 친구 박대용 (@biguse) 기자는 트위터 등을 통해 공익적 가치에 뜻을 같이하는 이들의 재능기부를 받아 ‘사회공헌’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하는 굿앱스(www.goodapps.or.kr)라는 사이트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이처럼 ‘열린 지도’뿐만 아니라 함께 소통하며 만들 수 있는 가치 있는 것들은 무궁무진하다. 한번쯤은 교육받았을 소셜네트워크의 핵심은 소통이다. 소통하다보면 막힌 것도 뚫어낼 수 있고, 변화도 이뤄낼 수 있다. ‘우리 기관용’, ‘우리 회원용’이라는 울타리를 살짝 넘으면 새로운 세상이 보인다. 예산이 없고, 인력도 부족해서 할 수 없다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아이디어만 있다면 ‘사람’과 ‘열정’만으로 충분히 구현할 수 있는 세상이 도래했다. 

(서울시복지재단 웹진 천만다행에 실린 글입니다)

사회복지

제주도 장애인관광지도, 다함께 만들어봐요


제주생태관광(@storyjeju)에서 진행하고 있는 ‘스마트한 제주 만들기’ (goo.gl/BWgIR) 이벤트를 보면서 여러 가지 재밌는 생각이 떠올라 정리해봅니다.

‘스마트한 제주지도’는 피카사 웹사이트에 사진을 전송하면 사진에 담겨있는 GPS로 구글맵에 자동으로 링크되는 형식인 것 같습니다. 하도 신기해 제 스마트폰에 담겨있는 제주 지역 사진을 저도 올려봤는데 재밌네요.

하지만 여행지 사진뿐만 아니라 사진 공간에 대한 설명 등을 함께 볼 수 있었으면 더 좋지 않을까란 아쉬움을 가졌는데, 제 마음을 어떻게 알았는지 역시 제주생태관광에 링크돼 있는 제주생태관광지도(goo.gl/IiIZ8)가 딱 그렇게 구성돼 있네요. ^^


제주생태관광에서 진행 중인 '스마트한 제주지도' 만들기 이벤트



제주생태관광에서 만들고 있는 제주생태관광지도

제주생태관광지도는 말 그대로 제주의 자연, 생태, 역사, 문화와 관련 있는 지역을 구글맵에 표시해주고 있습니다. ‘스마트발자국 제주지도’와 다른 건 그 지역과 관련한 내용, 사진 등사진 이외의 다양한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는 점입니다.

직접 만들어서 이용해보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조아신 선생님(@asincho)께서 만든 ‘내 멋대로 제주관광지도’(http://j.mp/iPF0o2)를 여럿분과 함께 작업하신걸 보니 공동작업도 가능한가 봅니다.

요걸 보면서 들었던 생각, 구글맵에 ‘제주 장애인관광지도’를 만들어보는 어떨까? 단 (차별적이고 불필요한) ‘장애인용’을 따로 만들지 않는 대신 기존에 있는 맵(조아신 선생님 지도, 제주생태관광지도 등)에 장애인편의시설 정보만 얹어서 만들어보면 어떨까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하면 막대한 정부 예산을 받아 프로젝트로 진행하지 않더라도 정보를 모을 수 있고, 다 같이 공유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물론 처음에는 몇몇 분의 수고로움이 필요하겠지만요 ^^)

장애인 편의시설이 안 갖춰진 곳은 ‘그림의 떡 관광지’라고 명명하는 것도 잼날듯 싶고, 아이콘을 만들어 해당 지역의 편의시설 유무를 표시해줘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해주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죠.

이렇게 비장애인은 제주지역 관광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좋고, 장애가 있는 분은 내가 갈 수 있는 곳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는, ‘누이 좋고 매부도 좋은’ 관광지도를 다함께 만들어보는건 어떨까요.

조아신 선생님과 동료 분들이 작업한 '내 멋대로 제주관광지도'

포털을 검색해보면 제주도의 아름다운 자연, 숙소, 맛집을 소개한 블로거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전국의 사회복지기관에서 아름다운 섬, 제주를 찾습니다.

양식에 맞는 간단한 정보와 자신이 포스팅한 글을 링크만 걸어준다면 (그것도 귀찮으면 누군가 퍼 나르는걸 허락만 해줘도 좋습니다), 여행 보고서에 담긴 정보를 올려주신다면 그 지도에는 정말 많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훌륭한 지도가 될 겁니다.

갈 수 있는 장소와 음식점, 숙소에 대한 정보를 한곳에서 얻을 수 있다면 이를 바탕으로 일정짜는건 일도 아니겠죠. 예를 들어 묵을 숙소와 여행기간,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최단 코스’, ‘추천코스’ 등으로 구분해 자동으로 일정 짜주는 프로그램도 만들어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프로포절을 내고,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여한다면 이보다 훨씬 멋진 포장지에 이 같은 정보를 담을 수는 있으리라 봅니다. 언젠가는 만들어지겠죠. 하지만 생생한 정보, 눈높이에 맞는 콘텐츠, 바뀐 정보에 대한 빠른 수정 업데이트 등이 중요한 지도의 특성상 ‘나랏돈’ 받아서 이 같은 지도가 언제쯤 대중에게 소통될는지는 의문스럽습니다.

온라인 지도 하나만 있으면 장애가 있는 이들도 쉽고 자유롭게 제주도를 즐길 수 있는 세상, 제주생태관광의 ‘스마트한 제주지도’를 보면서 잠시 꿈꿔봤습니다.
정말 불가능한 상상일까요?

  1. 고제량 M/D Reply

    가능하리라 봅니다. 조아신님과 함께 판만 짜 놓으면 함께 만들어갈 사람은 많습니다. 저희들도 프로그램마다 참여 여행자들과 함께 할수 있을것 같아요.

장애인복지

제주, 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바란다면 '전동휠체어 제주 올레 투어' 주목해야


 

 

#1 유채꽃 사진을 찾다 노란 비옷을 입고 3보1배를 하던 현애자 전 민노당 의원 사진을 찾았다.

지금은 민노당제주도당위원장이 되셨다고 해 '전동휠체어 제주 올레 투어'를 축하해주시러 와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했으나, (전화번호까지 받아놓고) 여러가지 고민 끝에 함께해달라고 여쭙지 못했다.


며칠째 아프며 '이러면 큰일인데... 빡시게 뛰려면 몸 만들어야 하는데...'라는 불안함의 내면을 가만 들여다보니 2006년 당시에도 지금과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2 '전동휠체어를 타는 이도 제주 올레를 돌아볼 수 있어야 하고, 어떻게 갈 수 있는지에 대해 이제는 말해줘야 한다'는 순수한 뜻에서 시작했지만 많은 이들이 결합하고 여러가지 생각들이 모이다보니 득실에 대한 해석은 다양해보인다.

편하게 갈 수도 있었고, 아예 일을 저지르지 않을수도 있었다. 하지만 준비를 하면 할수록, 난관에 부딪히면 부딪힐수록 꼭 가봐야하겠다는 열망이 강해졌다. 우리의 생각이 제주도민을 비롯한 대중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까, 무모한 일로 여러사람들을 힘들게만 하는것 아닌가란 고민과 함께 말이다.

#3 서울에선 26일, 2011년 420 장애인차별철폐 투쟁의 서막을 알리는 '장애해방 열사 추모제'가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렸다.

다른 이들은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난 우리의 행사가 방법과 형식이 다를 뿐 420 장애인차별철폐 공동투쟁의 일환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되길 바란다.

(우리 투어를 지지한다면서도 우려를 표한 누가 말한 것 처럼) 전동휠체어가 있어야만 움직일 수 있는 중증장애가 있는 이들이 어거지 쓰는 모습으로 보여지는 건 정말 싫다. 어려움을 예상하고 있고, 쉽지않은 도전이 되리라는 건 잘 안다.

당연하지 않겠나! 전동휠체어 11대를 실을 차량이 없어서 '몸 따로 전동 따로' 이동해야 하고, 이 불편함을 최대한 감수하지 않기 위해 차가 있음에도 최대한 전동휠체어로 이동할 동선을 짜고 있으니 얼마나 무모하게 보이겠나.

하지만 우리의 도전이 어떤 식으로든 계기가 돼 다음번 이동약자들이 제주를 찾을때에는 똑같은 고민과 어려움을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참가하는 다른분들도 흔쾌히 동의해줬고, 이 결단이 쉽지않았으리라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어떻게하면 '무모한 도전'이 도전으로 끝나지 않을까란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다.

#4 내가 사랑하는 울 장모님은 무릎 관절이 불편하시다. 지금은 운전을 하시기 때문에 이동에 큰 어려움이 없지만 엑셀과 브레이크조차 못밟을때가 되면 어떻게 생활해야 하나 걱정하시길래 '손만으로 충분히 차를 운전할 수 있다'는 사실에 설명해드리고 방법을 알려드렸더니 놀라시면서도 흐믓해하셨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있는 이들이 (비장애인인) 내(우리) 기준에 맞춰 몸과 전동을 분리해 이동하고, 이를 당연히 또는 어쩔 수 없다고 여기거나 '따뜻한 봉사활동'으로 비쳐지는 건 분명 잘못된 것이지만, (내 장모님처럼) 잘 몰랐기 때문이라고 이해한다. 하지만 이제는 '그게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았으면 좋겠고, 우리의 투어를 지켜보며 잘못된 선입견하나는 꼭 깨지기를 바란다.

자연환경을 최대한 파괴하지 않고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제주 올레에 경사로를 만들고, 무조건 장애인용화장실을 만들라는 것은 케이블카 논쟁과 다를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도 제주 올레를 체험하고 즐길 수 있어야 하기에 그들이 갈 수 있는 동선을 만들고, 이들에게 알리는 작업은 당연히 이뤄져야 하지만 여지껏 그렇지 못했다.

'복지'라는 단어를 들먹거리지 않아도 된다.
'공급이 없기 때문에 수요가 없다'고 핑계댈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최소한의 인프라를 구축한다면 전동휠체어를 타고 자유롭게 제주 일대를 여행하는 전세계 외국인이 찾을 수 있는 산업으로도 발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 정말 꿈같은 억지주장일까?

우리의 '무모한 탐험'이 널리 알려져 중증장애인 등 이동약자를 위한 우리의 할 일이 무엇일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봤으면 한다. 특히 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을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는 제주도는 '쇼 비지니즘' 논쟁을 떠나 어떤 가치때문에 노력하고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뭘 준비해야할지 고민해봐야 한다.


#5 우리가 대한민국 최남단 제주에서 뿌리는 '장애인차별 철폐'의 바람이 서울까지 몰아쳐 더이상 유채꽃 색깔 닮은 비옷입고 똥내나는 노랑 은행냄새를 코끝으로 맡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 우리의 목소리를 알리기 위해 해마다 더 강도높은 투쟁을 해야만 하는 상황도 종지부를 찍었으면 좋겠다.

행사개요

‘4바퀴로 장애물 없는 환경을 만든다!’
제 1회 전동휠체어 배낭여행 제주 올레 투어

기간: 2010년 3월 30일~4월 1일 (2박3일)

장소: 제주도 올레 8코스 일부, 6코스 (6코스 중반 이중섭 미술관 인근에서 '중증장애인도 올레길을 걷고싶다'를 주제로 한 세미나가 열립니다)

세부일정
3월 30일: 8코스 일부구간 탐방
색달 하수처리장 출발(14:00 예정) -> 논짓물 코스(아스팔트 길) -> 작은코지 -> 큰코지(하예포구) -> 대평 해녀 탈의장 -> 대평포구 종착

3월 31일: 6코스
외돌개 출발 (축사 진행, 10:00 예정)-> 삼매봉 입구 (우회)-> 천지연 폭포 (밖에서 감상) -> 서귀포항 (우회) -> 이중섭 미술관 (식사 및 세미나 장소, 13:00부터 식사 및 세미나 예정 15:00까지) -> 정방폭포 (우회) -> 제주나루터 -> 검은여 -> 바다숲길 (우회) -> 구루미 포구 -> 배고픈 다리 (우회) -> 보목포구 -> 저지오름 종착

일정에서 보시다시피 전동휠체어를 타고 올레의 전 구간을 돌아볼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전동휠체어 등 이동약자들도 올레 8코스 일부와 6코스를 돌아볼 수 있도록 우회구간 등에 휠체어 마크 등을 표시해 이동약자도 함께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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