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제주 마을 공동체, 관광으로 살릴 수 없을까

여행사에서 일을 하다 보니 어떻게 하면 손님들이 많이 오게 할까 늘 고민입니다. 

특히나 제가 일하고 있는 회사는 특성상 단체손님들이 중심인데 제주를 찾는 단체관광객의 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고민도 되고요. 


저는 앞으로의 제주 여행은 '덕후'들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이 곽광을 받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덕후라고 표현하니 좀 그래 보이는데, 특정분야에 대해 관심있는 이들, 예를들어 환경과 마을 살이에 관심 있는 이들은 생태관광을 찾을 것이고, 역사와 사회에 관심있는 분들은 4.3을 주제로 한 여행을 찾겠죠. 


이런 생각을 하고 있던 중 오늘 제주환경운동연합 양수남 팀장께서 페북에 남긴 글을 보면서 무릎을 쳤습니다.


야마나시현 키요사토 지역 마키바 공원. @양수남



최근 거대 자본에 의해 중산간 지역의 마을공동목장들이 외부자본에 의해 팔려나가고 있습니다. 

이를 걱정하는 마음에 글을 남기셨는데, 일본 야마나시현 키요사토 지역의 목장공원을 예로 들으셨어요. 


동물과의 교감을 관광과 교육의 소재로 쓰고있는 것을 벤치마킹해 제주의 50여개 마을공동목장들을 매각하지말고 체험교육과 치유의 장으로 그리고 700여년 목축문화의 현장 역사교과서로 쓰면 어떨까 제안하신거죠. 


제 짧은 생각엔 마을 주민들을 설득하는 일고 디자인을 누가 하느냐 등 현실에서의 실현 가능성은 그리 녹록하진 않겠지만 충분히 대안이 될거라 생각했습니다. 


다양성 있는 여행, 주민과 자연, 환경을 보전하는 여행 프로그램 많아졌으면 


영국을 가보지 않아 직접 본 것은 아니지만 영국 화이트채플을 중심으로 '잭 리퍼' 투어라는 게 있다더군요. 

아시다시피 잭 리퍼는 5명을 잔인하게 살해하고 아직까지 잡히지 않은, 연쇄살인범 이야기할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치욕스럽고 감추고 싶은 이야기일텐데 이를 여행으로 만들어 날마다 진행하고 있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다는 것, 밤에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을 체험하기 위해 전세계인이 참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애니메이션의 나라, 일본에는 이미 만화를 테마로 한 다양한 여행상품들이 있더라고요. 

언젠가 다큐로 본 '명탐정 코난' 투어도 인상깊었어요. 코난 박물관을 찾아 체험한 후 여러가지 미션을 수행하면서 지역을 돌아보는 프로그램이었는데 무척 기억에 남았어요. 아예 명탐정 코난과 함께하는 미스터리 투어라는 것도 있는가봐요. 


특정 지역을 '맛집' 하나로 각인 시켜버리는 '고독한 미식가'부터 만화나 애니메이션에 나왔던 동네를 둘러보는 여행 상품이 꽤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주도 이런 테마가 있는 여행을 만들어 내는데 최적의 장소가 아닐까 싶어요. 

자연과 나, 도보여행이라는 테마로 이미 세계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올레길 걷기도 큰 틀에서 보자면 자연속에서의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자 하는 분들이 열광하셨기에 성공할 수 있지 않았나 싶네요.  

원도심을 관통하는 4.3 다크투어도 좋은 상품거리죠. 이미 건축기행(안도 타다오 작품 등)이나 미술기행(변시지, 이중섭 화가 등)은 많이 진행하고 있고, 영화 속에 등장하는 제주를 찾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도 있습니다. 또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방탄소년단 뮤비에 등장한 환상숲 체험을 넣은 여행과 같이 아이돌 스타가 출연한 자연지역을 방문하는 여행 프로그램도 기획해볼 수 있겠네요. 

앞서 언급한 일본의 '고독한 미식가'와 같이 제주의 토속음식을 찾는 기행도 가능할테고, 마을과 마을을 잇는 생태관광도 빠질 수 없겠죠. 


사회복지 영역에서도 가능할듯 합니다. 

예전 제주사회복지협의회 김성건 국장께서 기관(또는 시설)과 여행지를 잇는 여행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은 적 있습니다. 프로그램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제주의 사회복지기관도 둘러보고 여행도 즐기고 싶은 분들에겐 이런 프로그램도 매력적일 수 있겠다 싶습니다. 기관방문이나 워크숍으로 제주를 찾는 곳들이 많기에 충분히 시장성도 있고요. 


종교 영역에선 이미 천주교, 불교와 관련한 걷기코스가 있지만, 이걸 조금 응용해 여행코스로 만들어 봐도 좋을듯 싶어요. 

(천주교의 흑역사라고 싫어라 할수도 있겠지만) 이재수의 난과 같이 초기 천주교 역사가 담긴 장소가 제주에 산재해 있는데 이 장소들을 엮고 그곳에 얽힌 과거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종교인으로서 어떻게 현재를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도 좋겠다 생각해봤어요. 


이런 생각들이 여행 프로그램으로 개발되고, 상품화로까지 디자인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제주의 여행이 조금 더 풍성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아! 제가 미처 모르는 사이 이미 플랫폼을 만들어 세상에 선보였을지도 모르겠군요. 


다양성이 있는 제주, 자연과 환경을 보전하는 여행, 주민들의 삶도 소중히 생각하는 여행 프로그램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활성화됐음 좋겠습니다. 

  1. Favicon of http://www.joyalba.com BlogIcon 알바 . M/D Reply

    잘보고갑니다 ^^

사회복지

질경이처럼 질긴 사사모


2014년 5월 11일. 


아침에 일어나 카톡에 올라온 글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2년 전 5월, 고사리 판매홍보를 첫 글을 시작으로 페이스북 활동을 개시하며 사람들과 만나기 시작했다. 제주 사회복지인들이 잘 하지 않는 매체로 소통한다는 게 바람직한 방법일까 고민도 했었다. 비공개로 운영 중이지만 5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룹 회원으로 가입돼 있고, 돈때문에 누군가에게 아쉬운 소리해야 하거나,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일이 없었으면 싶어 '몸빵'을 자처했다. 

자구책으로 봄에는 고사리, 겨울엔 귤을 팔았는데 오히려 이게 사람들에게 어필된 듯 싶기도 하다. (가끔씩이긴 하지만) 사사모에 대해 들어보고 싶어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강의한 적도 있을만큼 성장도 했고, 말도 안되는 오해와 질시를 받기도 했다. 


돌이켜 보면 친목을 기반으로 한 모임치곤 많은 일을 해왔다. 

'무리에 끼지 못하면 듣고 싶은 교육조차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에 꼭 사회복지인이 아니더라도 들어두면 좋을 이야기들 중심으로 무료 강좌로 열기 시작했다. 


세월호 관련 활동을 하고 있는 박성현 사무국장을 모셔서 이야기 들었을때의 소름을 아직 잊을 수 없으며, 순전히 우리를 위해 엄청난 강좌를 해주신 김종해 교수님의 강의를 듣기 위해 전국에서 제주로 몰려오는 색다른 경험도 해봤고. 

개인적으론 사사모라는 이름을 달기 전, 두 명인가 세 명인가 모여 권태용 부장 초청해 '마을신문 만들기' 이야기를 들었을때 였다. 와서 들었으면 하는 사람도 안왔고, 너무 적은 사람이 모여 강사에게 참 민망하긴 했지만 이런 식으로 목적성있게 진행하면 가능하겠다 생각했었지. 


제주 사회복지계의 변화가 있으려면 제주사협회와 제주사회복지협의회가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에 몇번의 행사를 공동 주관하기도 했고, 제주 사회복지계에선 처음으로 팟케스트를 운영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참 단순하게 시작했고,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다. 


패거리 문화에 끼지 못하면 공부는 물론 네트워크 만들기도 어렵고, 그러니 자연스레 정보에서 뒤쳐지고, 그러다 보면 그 속에서 내 의지로 뭔가 해볼 수 있는건 별로 없다는 푸념과 한탄. 

술자리 주정에서 끝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하다 '공부모임을 만들어 실천하자'며 출발한게 지금의 사사모다. 

시간쓰고 에너지 쓰건만 돈 한푼 벌기는 커녕 퍼주기만 하는 사람들 모습이 신기해 보였기도 했을테고 남의 손 벌리지 말자고 해 감귤밭 운영하는게 화제가 돼 더 많은 관심을 끈듯 하다. 




어떤 모임이든 개인들의 헌신에만 기대 유지하는건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선한 뜻이 이어졌고, 각자 (그때의 상황에선) 절박한 마음에서 출발했지만 오랜 시간동안 마음이 하나로 모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본인에게 어떤 댓가가 돌아가는 게 없는 연하디 연한 친목모임에선 더. 


언제부터 우리 모임이 연해졌을까 곰곰 생각해보니 아이러니 하게도 더 열심히 팟케스트 해보자는 뜻에서 팟케스트 장비를 구입하고 나서 아닌가 싶다. 

많은 이들이 마음과 돈을 모아줘 장비까지 구입했는데... 분기마다 모여서 이야기도 나누기로 했고, 역할 분담도 해가며 같이하고 싶어 하는 분들을 더 많이 늘리고 소통하자고 했건만... 

누군가는 처음 시작했을때의 절실함이 사라졌기에 흐지부지하게 됐을수도 있고, 어떤 이는 지치기도, 누구는 실망감에, 또 누군가는 자신의 업무에 치이며 등한시됐을수도 있겠다. 1인 1표, 모두가 같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뭐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오히려 리더십의 발목을 잡은건 아닐지, 서로 지치고 날선 모습을 배려한다는 생각에 조금 천천히, 쉬었다 가자 하다 보니 지지부진, 이렇게까지 온건 아닐지. 


그래도 꽤 오래 잘 달려왔다고 자부한다. 

이 사람들 아니었으면 여기까지조차 올 수 없었다고 확신한다. 


앞으로의 사사모가 어떤 길을 갈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태까지처럼 맨땅의 헤딩해가며 질경이처럼 어떤 바람에도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지 않을까 싶다. 

비온 뒤에 더 단단해진다고 이 고비를 넘기고 나면 본연의 모습, 뜻으로 더욱 다가서지 않을까 싶다. 


사비를 털어서 사회사업의 가치를 실천하자, 기관에서 하지 못하는 일이나 할 수 없는 일을 의지와 뜻 맞는 이들과 함께 밖에서 해보자, 배워서 남 주자는 그 뜻 말이다. 


지금 생각하면 우습다 할 수 있지만, 혹시나 직장에서 피해입을까 모임을 만들어 놓고 모임이라 말 못하던 모진 상황에서도 함께 해 여기까지 온 몸빵 사사모들, 음으로 양으로 함께 해주며 힘써준 많은 분들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그 시간 하나 하나가 소중하고 행복한 기억들이다.  작은 바람이 있다면 의무감에선 벗어나되 지속적으로 꾸준함을 지켰으면 좋겠는데 이마저도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 처음 모일때 우리가 그랬던 것 처럼. 


앞으로의 사사모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까?  기대된다. 

  1. 벅지 M/D Reply

    의무감에선 벗어나되 지속적으로 꾸준함을 지켰으면 좋겠는데 이마저도 자유로운 사사모.
    내가 알고 보아온 멤버들의 모임을 향한 깊은 믿음. 진호의 바램처럼 이루어지리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알림

이 블로그는 구글에서 제공한 크롬에 최적화 되어있고, 네이버에서 제공한 나눔글꼴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카운터

Today : 5
Yesterday : 14
Total : 274,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