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질경이처럼 질긴 사사모


2014년 5월 11일. 


아침에 일어나 카톡에 올라온 글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2년 전 5월, 고사리 판매홍보를 첫 글을 시작으로 페이스북 활동을 개시하며 사람들과 만나기 시작했다. 제주 사회복지인들이 잘 하지 않는 매체로 소통한다는 게 바람직한 방법일까 고민도 했었다. 비공개로 운영 중이지만 500여 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룹 회원으로 가입돼 있고, 돈때문에 누군가에게 아쉬운 소리해야 하거나,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일이 없었으면 싶어 '몸빵'을 자처했다. 

자구책으로 봄에는 고사리, 겨울엔 귤을 팔았는데 오히려 이게 사람들에게 어필된 듯 싶기도 하다. (가끔씩이긴 하지만) 사사모에 대해 들어보고 싶어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강의한 적도 있을만큼 성장도 했고, 말도 안되는 오해와 질시를 받기도 했다. 


돌이켜 보면 친목을 기반으로 한 모임치곤 많은 일을 해왔다. 

'무리에 끼지 못하면 듣고 싶은 교육조차 받을 수 없다'는 이야기에 꼭 사회복지인이 아니더라도 들어두면 좋을 이야기들 중심으로 무료 강좌로 열기 시작했다. 


세월호 관련 활동을 하고 있는 박성현 사무국장을 모셔서 이야기 들었을때의 소름을 아직 잊을 수 없으며, 순전히 우리를 위해 엄청난 강좌를 해주신 김종해 교수님의 강의를 듣기 위해 전국에서 제주로 몰려오는 색다른 경험도 해봤고. 

개인적으론 사사모라는 이름을 달기 전, 두 명인가 세 명인가 모여 권태용 부장 초청해 '마을신문 만들기' 이야기를 들었을때 였다. 와서 들었으면 하는 사람도 안왔고, 너무 적은 사람이 모여 강사에게 참 민망하긴 했지만 이런 식으로 목적성있게 진행하면 가능하겠다 생각했었지. 


제주 사회복지계의 변화가 있으려면 제주사협회와 제주사회복지협의회가 함께 해야 한다는 생각에 몇번의 행사를 공동 주관하기도 했고, 제주 사회복지계에선 처음으로 팟케스트를 운영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참 단순하게 시작했고,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다. 


패거리 문화에 끼지 못하면 공부는 물론 네트워크 만들기도 어렵고, 그러니 자연스레 정보에서 뒤쳐지고, 그러다 보면 그 속에서 내 의지로 뭔가 해볼 수 있는건 별로 없다는 푸념과 한탄. 

술자리 주정에서 끝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하다 '공부모임을 만들어 실천하자'며 출발한게 지금의 사사모다. 

시간쓰고 에너지 쓰건만 돈 한푼 벌기는 커녕 퍼주기만 하는 사람들 모습이 신기해 보였기도 했을테고 남의 손 벌리지 말자고 해 감귤밭 운영하는게 화제가 돼 더 많은 관심을 끈듯 하다. 




어떤 모임이든 개인들의 헌신에만 기대 유지하는건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선한 뜻이 이어졌고, 각자 (그때의 상황에선) 절박한 마음에서 출발했지만 오랜 시간동안 마음이 하나로 모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본인에게 어떤 댓가가 돌아가는 게 없는 연하디 연한 친목모임에선 더. 


언제부터 우리 모임이 연해졌을까 곰곰 생각해보니 아이러니 하게도 더 열심히 팟케스트 해보자는 뜻에서 팟케스트 장비를 구입하고 나서 아닌가 싶다. 

많은 이들이 마음과 돈을 모아줘 장비까지 구입했는데... 분기마다 모여서 이야기도 나누기로 했고, 역할 분담도 해가며 같이하고 싶어 하는 분들을 더 많이 늘리고 소통하자고 했건만... 

누군가는 처음 시작했을때의 절실함이 사라졌기에 흐지부지하게 됐을수도 있고, 어떤 이는 지치기도, 누구는 실망감에, 또 누군가는 자신의 업무에 치이며 등한시됐을수도 있겠다. 1인 1표, 모두가 같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뭐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오히려 리더십의 발목을 잡은건 아닐지, 서로 지치고 날선 모습을 배려한다는 생각에 조금 천천히, 쉬었다 가자 하다 보니 지지부진, 이렇게까지 온건 아닐지. 


그래도 꽤 오래 잘 달려왔다고 자부한다. 

이 사람들 아니었으면 여기까지조차 올 수 없었다고 확신한다. 


앞으로의 사사모가 어떤 길을 갈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태까지처럼 맨땅의 헤딩해가며 질경이처럼 어떤 바람에도 굴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지 않을까 싶다. 

비온 뒤에 더 단단해진다고 이 고비를 넘기고 나면 본연의 모습, 뜻으로 더욱 다가서지 않을까 싶다. 


사비를 털어서 사회사업의 가치를 실천하자, 기관에서 하지 못하는 일이나 할 수 없는 일을 의지와 뜻 맞는 이들과 함께 밖에서 해보자, 배워서 남 주자는 그 뜻 말이다. 


지금 생각하면 우습다 할 수 있지만, 혹시나 직장에서 피해입을까 모임을 만들어 놓고 모임이라 말 못하던 모진 상황에서도 함께 해 여기까지 온 몸빵 사사모들, 음으로 양으로 함께 해주며 힘써준 많은 분들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그 시간 하나 하나가 소중하고 행복한 기억들이다.  작은 바람이 있다면 의무감에선 벗어나되 지속적으로 꾸준함을 지켰으면 좋겠는데 이마저도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 처음 모일때 우리가 그랬던 것 처럼. 


앞으로의 사사모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까?  기대된다. 

  1. 벅지 M/D Reply

    의무감에선 벗어나되 지속적으로 꾸준함을 지켰으면 좋겠는데 이마저도 자유로운 사사모.
    내가 알고 보아온 멤버들의 모임을 향한 깊은 믿음. 진호의 바램처럼 이루어지리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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