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촌놈 제주살이/초보농부이야기

제초제 안뿌린 제주 감귤 밭은 검질과의 전쟁 중

많은 비가 예보됐던 지난 주말, 비가 올 듯 말 듯 하면서 햇빛 쨍쨍한 날을 맞아 아침 일찍부터 예초를 시작했습니다.

 

예초기라는 기계를 처음 본게 군대였듯 해요. 저처럼 실력도, 힘도 없는 땅개들은 이빨이 닳아 없어진 낫 하나 들고 산언저리를 낑낑거리며 깎고 있노라면, 시골출신 고참들이 예초기를 메고 시원스럽게 풀을 깎아 내리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허나 칼날이 튀고, 예초기 반대편에 서있다 봉변당하는 모습들을 하도 많이 봐서인지 엄청 공포스러운 물건으로 각인됐죠.

 

제주에 와 밭에서 일을 하려고 보니 예초기 사용은 트럭 운전과 더불어 필수 중 하나더군요.

저 무서운걸 내가 어떻게 쓰나겁내며 사용한지도 벌써 2년 여. 능숙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예초기 들고 깎는 게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시원스레 풀이 깎여진 귤밭 모습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감귤밭은 장마철이 되면 귤밭인지 풀밭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만큼 엄청난 속도로 풀이 자라나요

전업 농부가 아닌지라 오른쪽 먼저 깎고 다음날 왼쪽을 깎으려고 보면 오른쪽도 비슷한 속도로 자라나는걸 보며 놀라운 생명력에 감탄(?)하곤 합니다.

 

한 달 여 전에 감귤나무를 타고 다니는 덩굴들을 다 제거했건만 예초하면서 보니 엄청나게 자랐더군요

주말에만 일을 하려고 보니 시간이 부족해 새벽에 일어나 출근 전 일을 해야겠다 싶습니다.

 

다음 주면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온다고 합니다.

짓다 만 창고도 마저 지어야 하고, 창궐할 벌레를 잡기 위해 벌레약도 살포해야 하고 할 건 많은데 체력이 안 따라 주고... .

 

쑥쑥 자라나는 감귤



콩알만했던 감귤이 이젠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습니다.

올해는 청귤을 팔아볼까 생각 중인데 어떨는지 모르겠네요.

내가 힘들이고 관심 가져주는 것만큼 잘 자라는 게 농사이기도 하지만 사람의 뜻대로 되지 않는 게 농사이니 장담이나 과신없이 부지런한 마음으로 열심히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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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지네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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